2013년 9월 12일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가 해외유전자원의 연구 및 상업적 활용(화장품, 제약 개발 등)에 대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수정안은 2012년 10월 유럽집행위원회(the European Commission)가 의회에 제출한 규칙(Regulation)을 수정한 것으로 규칙에는 나고야의정서의 이행과 이를 통한 상업적 가치를 지닌 생물종 보전 및 유전자원 제공 지역사회의 정당한 대우 보장 등이 담겨 있다. 유럽의회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France)에서 찬성 606, 반대 22, 기권 5표로 수정안을 가결시켰다. 수정안에는 나고야의정서에 적용되는 유전자원의 범위와 조건이 좀더 상세하게 명시되어 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불법 취득한 유전자원의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추가하였으며 유전자원을 이전할 수 있는 ‘이용자’에 관한 세부사항을 명시하였다. 나고야의정서에서 ‘유전자원 이용자’란 연구나 상업 목적으로 유전자원을 활용하는 기업 및 기관을 의미한다. 유럽의회 상드린 벨리에(Sandrine Belier, 프랑스 녹색당) 의원은 가결된 수정안에 대해 “연구에서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유전자원 활용을 추적하고, ‘유전자원약탈(Biopiracy)’을 퇴치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유럽종자연합’(the European Seed Association, ESA)은 “누구든지 규제 없이 자유롭게 연구 및 품종개량 등의 상업화를 위해서 유전자원에 접근할 수 있었던 EU의 ‘개방형 자원(Open sources)’모델이 이번 수정안으로 인해 약화되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유럽 기업들의 유전자원 활용의지를 꺾어 자원 활용을 통한 이익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정안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유럽의회와 유럽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현재 이사회 의장국인 리투아니아는 이에 대해 “2013년 말까지 성공적으로 유럽의회와 합의를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감기, 신경통, 관절염, 중풍 등 통증을 다스리는데 사용되는 전통약재인 ‘강활’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강활이 새로운 종임을 확인했다.

강활은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는 산형과의 식물로 오랫동안 같은 과 유사종인 당귀, 백지, 천궁, 고본 등과 유사종으로 혼동되었다. 국가에 따라 강활을 ‘신감채’라 주장하거나 ‘왜천궁’으로 보기도 하고 학명을 혼용해서 쓰는 등 분류학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국립생물자원관은 핵 DNA를 이용해 강활과 유사종을 대상으로 DNA 바코드와 분자계통학적 연구를 2009년 9월부터 지난 2012년까지 3년간 수행했다. 분자생물학적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산야에 자생하고 있는 강활은 주로 중국, 러시아, 일본에서 주장하고 있는 ‘신감채’와 완전하게 다른 식물로 밝혀졌다.

신감채는 오스테리쿰(Ostericum)속에 속하는 식물이지만, 강활은 속이 완전하게 다른 안젤리카(Angelica)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우리나라 분류학계에서 인식하고 있는 왜천궁과도 열매의 내부 특징과 분자생물학적 정보에서 차이점이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러한 차이점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강활을 새로운 종인 안젤리카 리플렉사(Angelica reflexa)로 새롭게 학명을 부여했다. 아울러 연구결과에 대한 국제적인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발간하는 ‘Journal of Species Research’ 2권 2호에 발표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로 생물종의 정확한 분류의 학술적 의미 부여와 함께 산형과 주요 약재의 판별과 표준화된 관리에 적극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