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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 01 세계적 항생제를 발견하고도 아무것도 받지 못한 나라필리핀「지식재산법(IP Code, RA 8293)」행정명령 제247호(EO 247) 야생생물자원보전보호법(RA 9147)」 「생물탐사활동지침(Joint DENR-DA-PCSD-NCIP AO No. 1)」 「기술이전법(RA 10055)」· IPOPHL-NCIP 공동행정명령(JAO) 01-2016 이일로일로(Iloilo)의 흙 한 줌이 만든 항생제 2차 세계대전 후 페니실린의 한계(내성·알레르기)가 드러나자, 일라이릴리(Eli Lilly)는 전 세계 지사에 새 항생물질을 만드는 토양 미생물을 찾아오라는 임무를 내렸다. 필리핀 이일로일로(Iloilo, Philippines)에서 의약 영업을 하던 의사 아벨라르도 아길라르(Abelardo B. Aguilar)도 이 임무에 따라 곳곳의 흙을 채취해 본사로 보내는 일을 맡았다. 1949년, 그렇게 보낸 수천 개 샘플 중 하나가 특별했는데, 이 흙 속 방선균(Saccharopolyspora erythraea)에서 항생제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을 분리해 1953년 미국에서 특허(제2,653,899호)를 받았고, 이일로일로 지명을 딴 '일로손(Ilosone)'으로 출시해 수십 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아길라르는 정규 급여 외에 로열티도, 공식적인 인정도 받지 못했다. 필리핀은 이 사건에서 깨달았다. "우리 생물자원이 세계적인 발명이 될 수 있다면, 그 과정에 최소한의 통제권은 가져야 한다." 필리핀은 그 통제권을 어떻게 확보해 나갔을까? 흥미롭게도 그 통제권은 하나의 법으로 한 번에 만든 것이 아니라, 1995년부터 2016년까지 21년에 걸쳐 하나씩 빈틈을 메워가며 만들어지게 된다. 1995년, 자원의 문을 잠그다(행정명령, EO 제247호)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접근 자체를 통제하는 조치였다. 1995년 라모스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 EO) 제247호는 필리핀의 생물·유전자원을 생물탐사(연구·수집·이용)하려는 모든 자에게 연구계약(학술목적은 Academic, 상업목적은 Commercial Research Agreement) 체결을 의무화하고, 원주민·지역공동체 영역에서는 그 공동체의 사전통보동의(Prior Informed Consent, PIC)까지 받도록 했다. 시행 직후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가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 Squibb)과 진행하던 필리핀 해양생물 수집 프로젝트가 지연되자, 연구소장이 현지 파트너에게 항의 서한을 보낸 사건도 있었다. 다국적 제약사의 발목을 잡을 만큼 실효성 있는 첫 관문이었던 셈이다. 즉, 연구계약 없이 이루어진 접근은 계약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며, 이후 완성된 발명에 대한 권리주장에도 근본적인 하자가 된다. 1997년, 특허 대상 자체를 좁히다(지식재산법, IP Code 제22조) 2년 뒤 제정된 지식재산법(Intellectual Property Code, IP Code, 정식 명칭 Republic Act No. 8293)은 특허제도를 전반적으로 정비하면서, 제22.4호에 식물 품종, 동물 품종, 그리고 식물·동물을 생산하는 본질적인 생물학적 생산방법을 특허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담았다. 또한, 생물해적행위로 얻어진 특허, 즉 원주민 공동체의 사전통보동의(PIC)나 이익공유계약(MAT) 없이 생물자원·전통지식을 무단으로 이용한 발명에 대해서는 제22.6호의 ‘공서양속’ 조항의 위반을 근거로 특허를 거절·취소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다만, 실제 이 조항이 발동된 사례는 보고되지는 않았다. 2001년, 야생동식물에 한 번 더 못 박다(야생생물자원보전보호법, RA 9147) 2001년 야생생물자원보전보호법(Wildlife Resources Conservation and Protection Act, 정식 명칭 Republic Act No. 9147) 제14조는 행정명령(EO) 247의 틀을 야생동식물자원에 특화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생물탐사(bioprospecting)에는 담당 부처와의 약정, 그리고 원주민·지역공동체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접근통제라는 뼈대는 그대로 두고, 적용 대상을 촘촘히 하는 보강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법, RA 9147 제28조는 위반행위에 대해 대상 종의 등급에 따라 최대 12년 징역과 100만 페소 벌금까지 부과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특허 자체가 아니라 무단 접근 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이라 할 수 있다. 2005년, 상업적 접근에 실행지침을 달다(생물탐사활동지침, Joint DENR-DA-PCSD-NCIP AO No. 1) EO 247과 RA 9147이 '원칙'을 세웠다면, 2005년 환경천연자원부(DENR)·농업부(DA)·팔라완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원주민위원회(NCIP) 4개 기관이 공동 제정한 ‘생물탐사활동지침(Guidelines for Bioprospecting Activities)’은 그 원칙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세부 절차였다. 상업적 목적(또는 향후 상업화 가능성이 있는) 생물자원 접근에는 ‘생물탐사약정서(Bioprospecting Undertaking, BU)’라는 구체적인 허가서를 받아야 한다고 못 박았고, 야생동식물·미생물·재배종·외래종은 물론, 이미 해외로 반출되어 보관 중인 역외(ex-situ) 소장품까지 적용 대상으로 삼았다. 순수 학술연구는 예외지만, 그 결과물을 나중에 상업화하면 소급해서 이 지침의 적용을 받는다. 이 지침 제31조에 따라, BU의 조건을 위반하면 그 약정 자체가 자동으로 취소·철회되고, 채집된 자료는 정부에 몰수되며, 보증금은 박탈되고, 위반자에게는 필리핀 내 생물자원 접근에 대한 영구적 금지(perpetual ban)가 부과된다. 위반 사실은 국내외 언론에 공표되고, 필리핀 CBD 국가연락기관을 통해 국제 감시기구에도 보고된다. 나아가 BU 없이 이루어진 생물탐사는 야생생물자원보전보호법(RA 9147)이나 국가통합보호지역체계법(RA 7586, NIPAS)의 위반으로도 취급되어, 별도의 행정·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2009~2010년, 정부지원 연구에 공개의무를 심다(기술이전법, RA 10055) 2009년 제정되어 2010년 시행규칙(Joint DOST-IPO Administrative Order 02-2010)이 마련된 기술이전법(Philippine Technology Transfer Act, RA 10055)은 정부예산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RDI)에 대해, 특허출원 서류 자체에 출처를 공개하도록 명문화했다. 시행규칙 제12조 제3항(c)(v): "RDI가 제출하는 국내외 지식재산권 출원은, 그 발명의 개발에 이용되거나 기초가 된 생물다양성, 유전자원 또는 소재, 관련 전통지식, 그리고 원주민 전통지식체계(IKSP)에 관한 공개를 출원서의 초록 및/또는 상세한 설명에 포함시켜야 한다. 다만 이 공개가 지식재산권 등록증의 부여·발급 요건은 아니다." 이 법에서는 생물자원과 전통지식을 이용한 발명에 대해서는 그 출처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 법의 시행규칙 제4조(적용범위)에 따라 정부의 보조금·예산을 받아 연구를 수행한 기관(RDI)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미준수의 경우 시행규칙 제27조에 따라 관련자는 행정·형사·민사 책임을 질 수 있다. 다만 (d)호에 따라 이 공개의무 자체가 지식재산권 등록증 발급을 가로막는 부여·발급 요건은 아니다. 2016년, 전통지식에 대한 빈틈을 메우다(공동행정명령, JAO 01-2016) 여기까지의 장치들에는 공통적인 빈틈이 있었다. 정작 특허출원 서류만 봐서는 그 안에 원주민의 지식이 들어있는지조차 알 방법이 없었다. 이 구멍은 무려 21년이 지난 2016년에야 메워졌다. 필리핀 지식재산청(Intellectual Property Office of the Philippines, IPOPHL)과 원주민위원회(National Commission on Indigenous Peoples, NCIP)가 공동으로 제정한 공동행정명령(Joint Administrative Order, 이하 JAO) 01-2016 제6조는 이렇게 규정한다. 제6조: "IPOPHL에 제출되는 모든 지식재산권 출원은, 그 출원 대상에 사용된 IKSP(원주민 전통지식체계, Indigenous Knowledge Systems and Practices)가 있다면 이를 공개해야 하며, 여기에는 그 출처 또는 지리적 원산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출원서에는 관련 원주민 공동체로부터 자유로운 사전통보동의(Free and Prior Informed Consent, FPIC)를 받았다는 준수 진술도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IPOPHL은 출원서식을 개정했고, NCIP는 특허출원과 대조할 IKSP 등록부를 구축해 운영한다. 신고가 누락되더라도 IPOPHL이 직권으로 NCIP에 회부해 검증하게 할 수 있으며, 심사 중 문제가 발견되면 등록이 불허되고, 등록 후에 발견되면 이미 부여된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앞선 세 장치(EO 247·IP Code·RA 9147)가 자원 접근이라는 '입구'를 지켰다면, JAO 01-2016은 그 발명이 완성되도록 기여하는 원주민의 전통지식을 놓치지 않고 함께 고려하는 ‘출구’를 지키는 마지막 퍼즐 조각인 셈이다. 필리핀은 유전자원의 접근과 관련하여 강력한 접근통제(EO 247)를 먼저 만들고, 전통지식에 대해서는 확인장치(JAO 01-2016)를 그 이후에 채우게 된다. 출처에 대한 확인 장치도 만만치 않다. 즉, 원주민위원회(NCIP) 검증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특허심사 중엔 불허, 특허등록 후라면 취소로 이어진다. 결국 중국·인도가 특허법 안에서 도달하는 '불허·취소'라는 결론에, 필리핀은 별도의 행정명령 체계를 통해 도달하는 셈이다. 에리스로마이신 사건 당시 없었던 이 통제권은, 이제 접근 단계부터 등록 이후까지 촘촘하게 자리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 [법령 원문]
- [해설 및 배경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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