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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황 한 뿌리가 바꾼 인도의 특허 실무인도 「특허법(Patents Act, 1970)」제10조 제4항(d)(ii) 및「생물다양성법(2002)」제6조
부엌 양념장이 미국 특허가 된 사연
1995년, 미국 미시시피대학교 의료센터가 '강황을 상처 치유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미국 특허(제5,401,504호)를 받았다. 인도 가정 어디에나 있는 그 향신료 말이다. 인도과학산업연구소(CSIR)가 산스크리트 고문헌부터 1953년 의학논문까지 32건의 증거를 미국 특허청에 제출했고, 1997년 그 특허는 취소됐다. 2000년에는 님(neem) 나무 추출물의 살균 효능에 대한 유럽특허도 비슷하게 취소되었고 2005년에 EPO항소부에서 최종 확정되었다.
인도는 이 두 사건에서 교훈을 얻었다. "특허가 나온 뒤에 힘겹게 싸우기보다, 출원단계에서부터 원천을 밝히게 만들자." 그렇게 먼저 만들어진 장치가 생물다양성법의 '허가 관문'이었고, 그 다음으로 특허법에 '공개 의무'가 보강됐다.
첫 번째 장치: 생물다양성법 제6조, NBA의 관문
인도 생물자원에 기초한 발명은 지식재산권을 신청하기 전에 국가생물다양성기관(NBA)의 사전승인이 필요하다(생물다양성법 제6조제1항). 다만 숨통은 있다. 이미 출원해버렸더라도, 심사관이 특허를 주겠다고 확정하는 특허결정 이후부터 실제 특허증 발급 전까지는 NBA 승인을 사후에 받아도 된다(생물다양성법 제6조제1항 단서).
종전의 사전승인 후 출원에서 출원 후 승인이 가능하게 된 점은 국내 기업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두 번째 장치: 특허법 제10조 제4항(d)(ii), 생물학적 소재의 출처를 밝혀라!
생물다양성법이 시행된 지 3년 뒤인 2005년, 특허법 개정(Patents (Amendment) Act, 2005)을 통해 이번엔 발명 그 자체에 '출처를 밝히라'는 의무가 심어졌다. 이 조문은 생물학적 소재가 명세서에 등장하지만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공중이 이용할 수 없는 경우, 국제공인기관에 그 소재를 기탁하도록 요구하고, 기탁 조건 내에 담겨 있다. "발명에 사용된 생물학적 소재의 출처와 지리적 원산지를 명세서에 공개하라."는 것이다(특허법 제10조 제4항(d)(ii), (D)호).
다만,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문언만 보면 이 (D)호는 '기탁이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처럼 읽힌다. 즉 중국 전리법 제26조제5항처럼 "유전자원에 의존한 발명이면 예외없이 출처를 밝혀라"는 독립 조항이 아니라, 기탁조건에 딸린 하위 항목인 셈이다. 그런데도 실무에서 이 공백이 메워지는 이유가 있다.
하기 출원서식(Form 1)이 기탁 필요여부와 무관하게 "인도산 생물학적 소재를 사용했는가"를 모든 출원인에게 확인하기 때문이다. 즉, 발명내용이 위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출원인은 Form 1의 9. Declaration, 제(iii)항 ‘출원인의 선언’을 통해 “본 명세서에 개시된 발명은 인도산 생물학적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권한 있는 기관(NBA)의 필요한 허가를 특허 부여 전까지 제출하겠습니다“라고 선언한다. 즉 인도는 조문 하나가 아니라 조문과 서식이 함께 작동해야 비로소 중국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놓치면 어떻게 될까?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여기서 실무자들이 자주 혼동하는 지점이 있다. "명세서에 출처를 잘못 적은 것"과 "NBA 승인을 못 받은 것"은 특허법상 다르게 취급된다.
- 특허출원 명세서에 출처·원산지를 아예 적지 않거나 잘못 적으면 → 제25조제1항(등록 전·후 제3자의 이의신청)와 제64조제1항(특허취소)에 명시된 직접적인 이의신청사유·취소사유에 해당
- Form I에 의한 선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 제15조에 따라 특허 거절함
- NBA 승인 자체가 늦어진 경우는 → 특허법에 명시된 거절 사유는 아니지만 생물다양성법 제6조가 "특허증 발급 전까지 승인 필요"라는 조건을 걸어두어 사실상 특허증 발급이 보류됨. 최근 인도의 판례(Manu Chaudhary v. Controller of Patents and Designs, C.A.(COMM.IPD-PAT) 36/2024, 2026:DHC:1095 (Delhi HC, 2026.2.7.))도 "승인 지연만으로 자동 거절되지는 않는다"고 확인함
- NBA 승인 없이 특허신청을 강행한 경우는 → 생물다양성법 자체의 별도 벌칙(제55조) 대상임. 다만 2023년 개정으로 과거의 징역형 조항은 폐지되고, 지금은 벌금 중심 체계임
시사점: 세 나라, 세 가지 설계
세 나라 모두 "특허청 심사와 별개의 관문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라는 같은 고민을 풀어낸 방식이 다르다. 중국은 한 조항에, 브라질은 별도 법의 조건부 관계에, 인도는 여러 조각의 결합에 그 답을 담았다.
다만, 이런 '타 기관 승인이 최종처분을 늦추는' 구조 자체는 특허제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지만, 관건은 인도처럼 처리시한(90일)과 지연시 자동거절 금지원칙을 함께 갖췄는지에 달려 있다.
- [출처]
- 인도 특허법(Patents Act, 1970) 원문 검색
- 인도 생물다양성법(Biological Diversity Act, 2002) 원문 검색
- 브라질 특허법(Lei nº 9.279/1996, LPI) 원문 검색
- 브라질 생물다양성법(Lei nº 13.123/2015) 원문 검색
- 중국 전리법(2020년 개정) 원문 검색
- Legal Service India, "Balancing Biodiversity Compliance and Patent Prosecution"
- U.S. Patent No. 5,401,504 및 CSIR 재심사 기록(USPTO, 1997); WIPO, "The use of turmeric in wound hea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