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9일, 국제 원주민의 날을 맞아 멕시코 하원의 헌법개정위원회는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들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헌법 제2조 개정을 위한 법안 초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하였다.
멕시코 공공 생활의 전환을 목표로 추진 중인 국가 변혁 과정의 일환으로 ‘멕시코 국립 원주민청(INPI)*’은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들의 국가 카탈로그를 발표하였으며 이는 연방 관보에 게재되었다. 이 카탈로그는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들이 공법적 권리 주체로서 완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초의 국가적 도구로 이들의 집단적 권리가 국내 및 국제법에서 보장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Instituto Nacional de los Pueblos Indígenas: 원주민과 아프리카계 멕시코인의 권리 보장과 발전을 위해 2018년 12월 설립된 멕시코 정부 기관
아델포 몬테스 INPI 원장은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 국가 카탈로그가 국가와 커뮤니티 간 직접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지역 사회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이 카탈로그는 멕시코 정부가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한 공공정책을 통해 다문화주의와 법적 다원주의, 그리고 상호문화적 접근을 보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이번 헌법 개정안의 승인은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 공동체들에게 그들의 기본 권리를 완전히 인정받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법안은 지난 2월 5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제출한 법안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번 헌법개정위원회의 표결에서 37표 전원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국제 원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들의 전국 대의원 회의는 이번 개정안을 찬성하며 9월로 예정된 멕시코 하원 본회의에서 이 헌법 개정안을 승인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멕시코 내 70여 개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 공동체의 2천여 명의 지방 및 지역 사회 대표자들이 참석한 이 회의는 이번 개정안이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멕시칸 운동을 단결시키고 그들의 권리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이번 개정안이 멕시코의 현행법 및 정치적 구조를 변화시키고, 멕시코가 단일 민족 및 단일 문화 국가라는 오래된 관념을 벗어나는 기틀을 마련한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멕시코가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가진 국가임을 헌법에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국가 중 하나로, 글로벌 생물다양성 지수(2022)에 따르면 27,000종 이상의 식물이 있으며 그중 최소 10,000종은 고유종이다. 이러한 식물들은 농업과 보건 분야에서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유전체 연구를 통해 그 가치를 더욱 활용할 수 있다.
알프레도 에스트레야 박사(Cinvestav 고등유전체학연구소)는 농업적 가치가 있는 유전자원에는 상업용 작물뿐만 아니라 야생종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생종이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에서 식량 생산에 유용한 유전 정보를 보유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작물 개량 시 특정 특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과정에서 유전 정보가 소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쌀의 경우 전체 유전적 다양성의 약 20%만 활용되고 있으며, 토마토는 약 5%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스트레야 박사는 ‘생물다양성의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유전체학’이라는 주제의 회의에서 야생 토마토(작은 녹색 또는 작은 붉은색)와 재배된 토마토를 교배하여 더 크고 색상이 풍부한 품종을 얻은 연구를 소개했다. 이는 아직 식별되지 않은 유전 정보가 존재하며 이를 통해 작물 개량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그는 또한 연구소가 주도한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이 프로젝트가 식물 품종 생산에 중요한 유전자를 식별하고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블루 아가베(Agave tequilana), 블랙베리(Rubus ulmifolius), 멕시코 라임(Citrus aurantifolia), 파파야(Carica papaya L), 바닐라(Vanilla planifolia) 등 5가지 작물의 유전체를 해독했다. 이외에도 아보카도, 커피, 칠리 등 다른 식물의 특정 특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식별하기 위한 유전적 지문 연구도 수행했다.
이 데이터는 토양 영양소 부족에 대한 내성이나 불리한 환경 조건에 대한 저항성 등 관심 특성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를 발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작물 개량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단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파파야의 경우, 이전에 미국에서 구식 기술로 유전자 변형 품종의 유전체가 해독된 바 있으나, 연구팀은 멕시코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상업화된 파파야인 ‘마라돌(Maradol)’ 품종에 집중했다. 새롭게 해독된 유전체는 기존보다 더 높은 품질을 보였으며,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파파야 품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탐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파파야 연구는 품종 개량뿐 아니라 성별 결정(수컷, 암컷, 양성화)과 관련된 유전적 이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상업적으로는 운송에 유리한 단단한 과일 특성을 가진 양성화 파파야가 선호되고 있다.
에스트레야 박사는 “신품종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통한 농업 및 유전체학 연구,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개선된 식물 세대의 창출, 유전자원은행에 보관된 유전 자원의 시퀀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2년 멕시코 생물다양성지식이용 국가위원회(CONABIO)*와 다른 국가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메소아메리카 지역에서 아보카도, 호박, 칠리, 콩, 옥수수 등 9가지 작물의 224종 야생 근연종 중 34%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 기준과 범주에 따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고되었다. *Comisión Nacional para el Conocimiento y Uso de la Biodiversidad: 멕시코 정부가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이용 및 보존을 촉진하기 위해 1992년에 설립한 정부 상설 위원회로 환경천연자원부, 농촌개발부, 복지부, 경제부, 교육부, 에너지부, 재무부, 외교부, 보건부, 관광부 등 10개 부처로 구성되어 있음